옆집에서 자란 소꿉친구 본즈커크...청소년기






얼굴을 쓰다듬는 손길이 감질났다. 까칠한 손가락이 닿는 부분마다 자국이 발갛게 그어지는 것만 같다. 목 뒤로 땀 한방울이 느리게 주룩 흘러내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에어컨도 틀지 않은 방은 답답하고 더웠지만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일어나면, 이 순간의 공기를 깨트리면 레너드가 다시 얼굴을 만져주지 않을 것 같았다. 이상하지. 얼굴 따위 여태껏 수십 수백번도 넘게 서로 만지작거렸을텐데. 지금은 그의 손길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살짝 시선을 들자 바로 앞에 놓인 레너드의 얼굴 너머로 닫혀있는 창문이 보였다. 레너드의 방은 혼자 지내기에 불편할만큼 좁지는 않았지만, 최근 부쩍 덩치가 커진 그나 또래에 비해 작지 않은 자신이 같이 노닥거리기에 썩 적합할만큼 넓지도 않았기에 환기라도 하자며 늘 열어두곤 했던 문이었다. 평소와 달리 틈 하나 없이 꼭 닫혀있는 모양새에 왜인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손바닥과 뱃속이 동시에 간질거리고 가슴이 초조하게 두근댔다. 마치 들키면 큰일나는 나쁜 장난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냥, 우리는 마주 앉아 있을 뿐인데. 물론 얼굴이 조금 심하게 가깝고, 둘다 나른한 표정으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고, 네 손이 내 손목부터 팔과 어깨를 차례대로 훑으며 올라와 지금은 가슴 쪽을 어른대고 다른 손은 얼굴과 귀를 느리게 매만지고 있지만- 어쨌든 마주 앉아있을 뿐인데 말이야. 그렇지, 본즈.

그의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온 숨이 내 입술 위에서 부서진다. 손가락 한마디도 채 떨어지지 않은 그 거리가 감질나서 옆으로 빗겨 닿은 코를 부볐다. 이제 눈에 담을 수 있는 거라곤 레너드의 부드러운 갈색 눈동자 밖에 없었다. 

"있지, 본즈."
"음?"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뺨을 덮은채 엄지로 눈가를 문질러주던 커다란 손이 문득 아래로 내려가 목선을 슬슬 쓰다듬었다. 동시에 얼굴을 약간 옆으로 기울여 내 귓가에 코를 갖다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뒷목이 떨릴만큼 오싹오싹해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레너드의 손목을 잡아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불이 붙은 듯 몸을 더 가까이 밀착하곤 자꾸 귓불에 입술을 갖다대려고 했다. 하지마, 기분 나쁘다고. 네가 귀 만지면 괜히 배가 찌릿거린다니까. 내가 방바닥에 붙은 다리를 밍기적대며 자꾸 몸을 뒤로 빼려고 하자 레너드는 애가 타는지 따라붙어선 응? 생각을 했는데?하고 말을 따라했다. 제대로 듣지도 않고서는. 속으로 투덜거리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손길에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었다. 

-...나 너랑은 잘수도 있을 것 같아.

뚝, 움직임이 그쳤다. 정지 버튼이 눌린 것처럼 몇초간 미동도 없던 레너드가 서서히 상체를 들어 눈을 마주쳤다. 평소보다 눅진하게 젖은 눈동자가 한번 감았다 열리고, 잔뜩 낮아진 목소리가 천천히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그래?
-...
-난 너랑만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이 눌렸다. 등에 바닥이 닿고서야 그의 몸이 날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무겁고 숨이 막히는데 그걸 말하기는 싫어 그냥 양팔을 들어 목을 껴안았다. 나보다도 더 젖은 뒷목의 감촉을 느끼기도 전에 열기를 띤 시선이 가까이 내려왔다. 축축한 혀가 긴장으로 말랐던 내 입술을 건드리더니 금방 강아지처럼 연신 핥았다. 모른척 입술 틈을 살짝 벌려주니 기다렸다는듯 안으로 기어 들어온다. 

혀를 문지르는 물컹한 감촉이 좋아 이상하게 신음하고 다리를 레너드의 허리에 비벼대자 그가 곧바로 허리를 더 내려 내 아래에 바싹 밀착했다. 맞닿은 그의 중심이 내 것보다 훨씬 크고 뜨거워서 괜히 손끝까지 화끈거렸다. 열에 머리가 노글노글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레니. 레니. 무서워져 속으로 부르자 알아채기라도 한듯 레너드가 내 손을 바닥에 누르고 아프도록 깍지를 꼈다. 조금 전에 해주지 못한 대답이, 자꾸 내 혀를 핥고 깨무는 욕심 사나운 누구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한채 목 안을 애타게 맴돌고 있었다. 

나도.
사실은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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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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